모든 게임에는 단점이 있기 마련이지만 장점이 단점을 상회한다면 좋은 게임이 되는 것입니다. 당연히 스타필드에도 몇 가지의 단점이 있습니다. 산재한 버그도 있을 것이고 대부분의 행성이 황량하기 그지없어 탐험의 의미가 거의 없다는 점도 있으며 한국어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아주아주 사소한 점도 있겠죠. 여기에 제가 개인적으로 좀 크리티컬하다고 느낀 점을 추가로 말해본다면 첫번째로는 우주에서의 전투가 좀 아쉽습니다. 점점 갈 수록 적들의 수는 늘어나는데 나는 우주선 한대로만 십수대의 적기를 박살내야만 한다는 점이 한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분명 동료 시스템이 있고 그 중에는 조종을 잘 한다고 주장하는 놈도 있고 나도 여러 대의 우주선을 소유하고 있는데도 편대를 구성할 수 없다는건 분명 아쉬운 점입니다. AI전투를 구현하기 어려웠다고 하기에는 적들 AI는 잘만 싸우는 터라 좋은 변명이라고 볼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두번째로는 퍽의 구성인데, 퍽이라는 것은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성장 방향을 제시하는 것으로 오픈월드 레벨스케일링 시스템의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성장하는 느낌을 확실하게 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스타필드의 퍽은 게임사의 전작인 폴아웃 시리즈에서 주워왔을 뿐 스타필드를 위해 독창적인 퍽을 만들었다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 점을 특히 크게 느낀 부분이 근접공격 관련 퍽들이었는데 파워아머로 몸빵이라도 강해질 수 있는 폴아웃과 달리 우주복 입고 뛰어다녀야하는 이 세계관에서 근접공격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전혀 주지 못함은 물론, 성능도 굉장히 한심한 수준입니다. 시험삼아서 한번 찍어봤는데 상대를 죽이기 위해서 거의 2~30대 가량을 쳐야했습니다. 전설급도 아니고 그냥 굴러다니는 레이더 한명이었습니다. 이 쓰레기같은 퍽이 대체 왜 존재하는걸까 고민을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폴아웃에 있던 퍽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온 다음 대충 손봐서 내놨기 떄문이라는 결론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솔직히 그걸 70달러에 팔아먹는 것을 좀 부끄러워해야 할 수준입니다. 세 번째로는 다회차 시스템이 주는 아쉬움입니다. 이 아래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대충 가려놓겠습니다. 다회차 시스템은 이 게임의 중추를 관통하는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입니다. 스토리는 다회차 요소를 하지 않고서는 완결이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이 다회차 시스템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특히 기지 건설과의 궁합이 최악인 수준입니다. 아무리 자원을 쏟아 기지를 지어놔도 다음 회차에 사라져버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애초부터 기지 건설을 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하는데 사라지기까지 하니 정말로 없는거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진짜로 내 집을 짓는 허스파이어나, 사람들을 모아 진짜로 마을을 만드는 느낌을 줄 수 있는 폴아웃4의 빌리징과는 완전히 다른 한심한 컨텐츠가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솔직히 만들 때 생각을 하기나 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단점을 좀 길게 쓴 감이 있는데 원래 평가라는 것이 박하기는 쉽고 후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읽으시는 분들은 이 점을 알아주시고 실제로는 후술하는 장점도 상당히 컸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게임의 장점으로는 사다리를 탈 수 있습니다. 2011년 고티를 휩쓴 엘더스크롤 5 스카이림과, 그만큼의 평가는 아니지만 발전한 엔진과 유려한 월드 구성을 가졌던 폴아웃 4에서도 구현하지 못했던 것이 바로 사다리입니다. 스타필드에는 무려 누르면 딸깍 하고 올라간 상태가 되는 가짜 사다리가 아닌, 상호작용을 하면 실제로 플레이어가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사다리가 있습니다. 전진 키를 누르면 위로 올라가고 후진 키를 누르면 아래로 내려가며 심지어 다층 구조에 설치된 사다리에서는 중간 층에서 내릴 수 있는 기능까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기능을 제공하는 사다리는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굉장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 게임을 추천합니다.
